예고에 떠도는 이야기입니다.
1. 연주실
첼로 전공하는 3학년 선배가 연주실에 악기를 놔두고 와서
방과 후에 가지러 갔다고 합니다.
연주실이란 소극장 같은 곳으로,
오케스트라 연주가 목적이 아니라 독주가 목적이라
한 눈에 보일 정도로 작은 곳입니다.
앞에는 5평정도 되는 무대가 있고 무대엔 피아노 2대가 있습니다.
뒤에는 좌석이 있습니다.
여하튼 선배가 연주실에 도착해 문을 연 순간
피아노 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리스트의 라캄파넬라.
원래 파가니니가 바이올린 곡으로 작곡했지만
후에 리스트가 피아노 곡으로 편곡하여 유명해진 곡이죠.
상당한 실력이 있어야 가능한 곡이기도 합니다.
선배는 먼저 들어가서 연습하는 사람이 있었군,
하고 별스럽잖게 생각했는데,
연주실에 들어가니 피아노가 뚝 그쳤다고 합니다.
연주실엔 아무도 없었고 말이죠.
연주실 구조가 닫힌 구조라서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면
도저히 숨을 데가 없는 곳입니다.
상당한 실력이어서 누군가 보려고 했는데
연주실을 살펴봐도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선배가 갑자기 소름이 끼쳐
내가 다른 곳에서 나는 소릴 잘못 들었겠지,
생각하고 바로 나왔는데
문을 닫는 순간! 바로 피아노 소리가 들렸다고 합니다.
아까 연주가 끊긴 부분부터.
2. 방송실
방송부에 속해있는 국악과 3학년 선배가 겪은 일입니다.
국악실에 빈 자리가 없어서
방송실에서 연습하고 있었답니다.
원래 교칙에는 안 되지만 3학년이라
방송부에서 아무도 터치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방해받는 걸 싫어해서 문까지 잠그고 연습중이었는데
갑자기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다고 합니다.
핸드폰을 보니 멜티메일로 사진이 전송되어 있었는데
사진에는 방금까지 연주하던 자신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고 합니다.
선배는 누가 장난친거야?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연주하는 모습을 머리 위에서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방송실 천장에서 찍은 것처럼.
[투고] 너바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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