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다래설화 소설 2편 | |||||
작성자 | 소령3주몽의후예 | 작성일 | 2018-09-04 20:02 | 조회수 | 1,1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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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 이계 >> 다래는 신이 난 상태로, 걸음을 빨리해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멧돼지 주검 매달고 빠르게 해봐야 얼마나 빠르겠느냐만은 촌각을 다퉈 가 어서 수당을 받을 생각에 어떤 부정적인 생각도 그 순간만은 사양했다. 월령장승이 정확히 어딨는지 몰라 길을 잠시 헤매던 찰나에 어느 꼬마 아이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다래는 물었다. " 꼬마야, 혹시 그.. 월령장승이 어딨는지 아니? " 꼬마는 그를 외면한 채 길을 나섰다. 그에겐 부당한 대응에 대해 대처할 시간도, 여유도 없었기에 더 이상 지나가던 누군가를 잡을 필요없이 이정표를 찬찬히 읽어가며 길을 밝혔다. 태어나 글도 제대로 배운 적 없는 그였지만. 그렇게 월령장승 근처로 다다를 쯤 익숙한 소리들이 다래의 귓속에 맴돌았다. " 음매애 ~ " 어미 소들, 어린 소들, 각자 여러 마리의 소들이 한데모여 울음하고 있었다. 곧 외양간이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게된 다래는 놀랄 틈도 없이 재빨리 외양간을 찾아갔다. 멧돼지 주검과 함께 악취를 끌고온 그는 모든 일을 끝마친단 느낌이 드는 순간 그동안 축적됐던 악취들이 자신의 콧속에도 풍겨왔다. 코를 잡으며 맹맹 소리를 내며 말했다. " 왜 이리 허전하지? 금방 간부나 그 아랫것들 아무나 한명이라도 달려와 멧돼지 죽은 시체를 끌고온 날 환대해줄 줄 알았더니만. " 그 후 고개를 움직여 주변을 둘러보던 그는 무언가 석연치 않은 사물을 발견하게 된다. " 얼레, 이건 뭘까. 고상하게 생긴 물건이네. " 궁금한 건 참지 못하는 어린 아이 같은 철부지 성격인 그는 금세 그 사물에 손을 갖다댔다. 그 때, 어디선가 굉음이 진동하며 자신의 귀를 움직이게 하고, 팔다리를 떨리게 하며, 온 먼지와 흙덩이, 돌멩이들이 다같이 진동했다. ' 지잉 ㅡ !! ' 찰나였다. 1초 채 되지 않는 눈 깜짝할 새에 벌어진 일이었다. 다래는 정신을 차렸다. 아니, 정신을 차리려 노력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 기절한 순간을 자각했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악착같이 살아왔기에 그런 해프닝에도 예민해져있었을지 모른다. 번뜩하고 순간적으로 정신이 깨어난 다래는 힘겹게 눈을 떴다. 주변은 파랬다. 새파란 풍경. 형형색색의 조명들이 음침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었다. 공상과학 영화 같은데서나 보던 환경을 직접 눈으로 느끼고 있었다. 꿈이라 생각했는지, 자신의 손목을 여러 차례 꼬집었다. 소리 지를 힘도 없는지 소리 없는 아우성을 내질렀다. 다래는 잠시 후 제대로 정신을 차렸는지 털고 일어나 주변을 둘러봤다. 자신이 분명히 외양간 앞이 아닌 다른 차원. 아니, '이계' 같은 공간에 속해있는 것은 알 수 있었다. 환각이라고 믿고 싶었다. 자기가 정신병이라도 걸렸다고 치부하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이었다. 그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었다. 곧 본인의 세계에선 ** 못했던 희안하다 못해 해학적으로까지 보이는 배바지에 빨간 넥타이를 한 옷차림을 하고, 공예라도 한듯이 정교한 수염, 똘망한 두 눈, 검은 구슬을 한데엮어 이어붙인 듯한 뽀글머리. 도저히 지구에선 제대로 접하기 힘든 괴상한 모습을 한 누군가가 자신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 드디어 왔군, 다래. 무서워할 필요는 없어. 널 헤칠 마음은 없으니까. " 다래는 쏘아붙이듯 말했다. " 뭐죠? 대체 여긴 어디죠? 제가 있던 곳이 맞나요? 절 납치한 건가요? 그리고, 제 이름은 어떻게 아시는 거죠? " " 진정해, 진정해. 여긴 로스트사가라는 지구와는 동떨어진 세계야. 아, 그니까 너희가 쓰는 어휘로 '이계' 정도라고 할 수 있지. " " 로..로스트사가..? " 평소에 자신이 사용하던 어휘와는 많이 이질적인 이름이었다. '로스트사가' 그의 감각으론 도저히 와닿지 않았다. " 아니 그건 됐고, 전 대체 왜 여기로 오게 된 거죠? 분명히 난 포획금을 받아 챙기러 순전히 길 따라 온 것 뿐인데.. " 뽀글머리가 대답했다. " 너가 사는 마을에 속한 간부란 놈이 나에게 제안을 하더군. 우리 쪽에서 이 놈 때문에 골치아프게 된 일이 생겼는데, 이 놈 무술을 꽤 능통하게 하니 그 쪽 세계에서 쓸만할 놈일 거니 데리고 가라고. " " 그래서 그 놈이 말해준대로 짐승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곳으로 가서 타임게이트로 널 데리고 온 거야. " " 으.. 그 나쁜 놈이.. 결국엔 이런 수까지.. 타,타임게이트는 뭐죠? " " 너가 정신을 잃기 전, 뭔갈 하지 않았나? 뭐, 어느 수상한 물건을 직접 만졌다든지. " " 아 그.. 요상하게 생긴 물건이 길바닥에 떡하니 놓여있길래 건드리긴 했어요.. " " 그래 그 물건이 이 세계와 너희 세계를 연결시켜주는 통로같은 거야. 그 이름이 타임게이트고. " 갑작스레 덮친 일들, 그리고 정보가 그의 머릿속으로 태풍처럼 쉼없이 몰아쳤다. 과부하가 걸릴 정도였다. " 하.. 그,그럼 저희 아내는..! 아내와 자식은 어떻게 됐나요? 진짜 그 놈들, 우리 아내, 자식들만 건드리기만 해봐.. 전 진짜.... " " 진정해. 아내와 자식들은 멀쩡하니까. 그 녀석들도 너와 비슷한 방법으로 이 세계로 와있어. 지금. " " 뭐.. 지금 니가 들으면 또 열이 올라 다 부숴대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아내란 녀석과 자식들이란 녀석. 여기로 오는 과정에서 넘어지다가 머리랑 땅이 부딪힌 충격으로 기억을 다 잃은 상태라더군. 뭐, 미약한 기억. 그니까 중요한 기억 몇가지 정돈 남아있을 수 있겠지만. " " 뭐..뭐라고요..? " " 아, 그리고 혹시 몰라서 당부해두는데, 타임게이트를 타고 이계로 진입한 순간. 부작용이 있어. 그 전 세계에서 있었던 여러 기억들을 서서히 잃는다고 하더군. " " 너도 언젠가 기억을 다 잃게 될지도 모르니 우선, 중요한 기억이라도 꼭 머릿속에 품어놔. " 다래에게 삶의 낙이란 활질과 자신의 가족들 보는 것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자신이 활질을 하며 이래저래 활보하며 다녔던 기억들, 자신의 아내 이름인 '서인랑'. 그리고, 자신의 자식 둘은 검을 잘 두르는 호쾌한 검사의 재능을 가진 아이들인 사실, 그리고 그 중 하난 입양아이며, 반신반의의 몸인 부모의 혈육이라 그 특징을 따라 반은 금수의 혼을 가지고 있단 사실. 이러한 중요한 잊지 말아야 할 기억들을 속으로 수십번, 수백번 되뇌였다. 그 후 그 기억들을 차츰 정리할 틈도 없이, 뽀글머리의 설명을 마저 들어야했다. " 이 로스트사가란 세계는 그야말로 하나의 싸움터, 전장이라고 보면 돼. " " 여러 용병단들이 존재하고 그 용병단의 군주를 필두로 한 여러 용병들이 존재하는 곳이야. " " 그들은 각자 위계질서를 가리기 위해 혈투를 벌이지. " " 그리고.. 다래, 넌. 나의 용병이야. 내가 너의 군주고. " 다래가 반기를 들듯 말했다. " 뭐, 뭐요?? 제가 뽀글머리 당신의 용병이라고요?? " " 뽀.. 뽀글머리라니! 내 이름은 K야. 앞으론 K라고 불러. " " 너희 용병들은 군주의 지시를 따라 누군가를 척살해야해. 그게 니가 원하는 것이든, 아니든. " 그 때, 어디선가 다급히 누군가를 부르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 어이! K! 거기 있나? K! " " 아, 잠시만 다래. 무전기 호출 좀 받고 올테니 그동안 정신 없을텐데 정보들을 좀 정리하고 있어. " " 아아, 맞다. 그리고 너의 이름은 앞으로.. 음.. " " 니 몰골, 옷차림, 그리고 너가 살던 인생, 환경 모두 혼란스러워 보이는군. " " 흠.. 그래. " " 앞으로 너가 이 세계에서 불려질 이름은.. " " 카오스 다래다. " << 4에서 계속...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