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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행복한 사람에게 일생이란 너무도 짧지만.불행한 사람에게 긴것이 인
작성자 대위1피레체™ 작성일 2011-03-29 21:23 조회수 10
니트 : 애초에 믿지도 않아. 내 방에서 나가주겠어?

어른 : 울리지 않는 핸드폰. 

어른 : 단 한 번도 동창회에 초대받은 적 없음.

어른 : 늙은 부모님의 차가운 눈빛. 

어른 : 간간이 들려오는 옛 친구들의 성공한 인생 스토리.

니트 : 이... 이봐... 

어른 : 밤에 야식 사러 편의점 가면, 

술마시고 웃는 사람들이 자길 비웃는 것 같아 좌절.


어른 : 사촌은 결혼해서 애까지 낳았지만 이쪽은 아직도 동정.


어른 : 2차원에는 수많은 아내들이 항상 널 기다려주지만, 

실제로 여자는 건드려본 적도 없음.


어른 : 거울을 보면 나타나는 요괴.

어른 : 인터넷 사람들하고만 대화가 가능. 

어른 : 어쩌다 이렇게 됐지? 어쩌다 이렇게 됐지? 

어른 :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생각만 한다. 아무것도 하는 게 없다.


니트 :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어른 : ...나도 잘못했습니다. 


니트 : 그래그래. 믿는다 믿어. 그래서 미래의 난 뭘 하고 있는데? 


어른 : 백수. 

니트 : ......

어른 : 그래도 잠깐 일자리 따긴 했어. 말단이지만.


니트 : 진짜? 나 미래에 취직하는 거야? 

어른 : ...뭐, 그렇긴 하지. 하지만 바로 짤려. 

니트 : 그럼 안 짤리게 하면 되겠네. 

어른 : 매사에 비뚤어진 녀석이 이럴 때만 긍정적이네.


니트 : 앗싸! 취직한다 이거지? 

좋아좋아. 그럼 뭐 걱정없네. 미연시나 하자.


어른 : 이 자식, 안 되겠어. 빨리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니트 : 근데 말야... 좀 이상하지 않아? 

어른 : 뭐가?

니트 : 얼굴은 뭐... 미래엔 좀 늙을 테니까 대충 나 같긴 한데...

왜 이렇게 말랐어?


어른 : 사회 나가면 힘든 법이야. 

니트 : 성격도 좀 차가운 것 같고. 

어른 : 이리저리 부딪치면서도 살아가려면 마음을 죽일 수 밖에 없어.

사회생활 오래 해본 것도 아니지만, 세상이 무섭다는 건 바로 알겠더라. 


니트 : 역시 회사 따위 가기 싫다... 

난 온라인 게임에서는 강해. 만렙 찍은 데다가 길드도 있다구.


어른 : 니는 온라인 게임이 밥먹여줍니까?


니트 : 미래가 걱정되니까 배가 고파졌어. 치킨이나 시켜먹을까.


어른 : 후라이드반 양념반? 

니트 : 후라이드반 양념반. 

어른 : 역시 넌 나야. 통하는게 있어.

그러고보니 요즘 치킨 먹어본 적이 없네.

니트 : ...같이 먹을래? 

어른 : 그 치킨을 시키는 돈은 아버지께서 피땀흘려 버신 돈과,

어머니께서 힘들게 알바하시면서 버신 돈이 아니던가?


니트 : ......그러니까 더욱 맛있게 먹겠습니다.

어른 : 그래도 끝까지 시켜먹을 생각이냐. 역시 넌 나다. 구제불능이야. 


니트 : 자, 치킨 가져왔어. 일단 날개 하나 줄게.


어른 : 쌩큐! ...이렇게 맛있게 받아먹는 나도 구제불능이군.


니트 : 참 신기해. 오늘 널 처음 봤는데 전혀 낯설지가 않아. 오히려 친근해.

나 원래 이렇게 툭 터놓고 얘기하는 타입이 아니거든.



어른 : 사람이랑 눈을 마주보면서 얘기 못하지?



니트 : 맞아맞아. 어떻게 알았냐?



어른 : 난 너니까. 뭐든지 알지.


니트 : ...가장 서러웠던 건 역시 왕따당했던 고등학교 때였어.

지금 생각해도 눈물날 것 같아.



어른 : 그래. 주변에 친구 하나 없었지.

니트 : 체육시간은 지옥같은 시간이었어. 

어른 : 운동화에 압정도 박혀 있었지.


니트 : 맞아, 그랬어. 

그리고 수업시간에 매번 놀림받았던 것도 기억나?

수도 없이 반복되다보니 나중엔 익숙해졌지.


어른 : 그럼 넌 중학생 때 기억나냐? 

니트 : 헐ㅋㅋㅋ 그건 말하지마ㅋㅋㅋㅋ 완전 흑역사ㅋㅋㅋㅋ

어른 : ...그런데 우리, 치킨을 먹으면서 이런 얘기나 하고 있네.


니트 : ......눈에서 콜라가... 



니트 : 아아... 난 왜 사는 걸까? 콱 죽어버릴까?

어른 : ...넌 죽고 싶은 게 아니야. 이런 식으로 살기가 싫을 뿐이지. 

니트 : 그래. 잘 아네. 

어른 : .........

니트 : ...이렇게 살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왠지 의욕이 안 생겨.


어른 : 중딩 때의 나보다도 더하군. 이런 게 진짜 흑역사지. 




니트 : 어? 중딩 때도 나랑 만났어? 

어른 : 좀전에 만나고 왔지. 그 전엔 꼬마일 때 만났고.


니트 : 이상한데? 난 중딩 때 너랑 만난 기억이 없어.


어른 : 그럼 제대로 된 길을 간 걸지도 몰라.

이 세계에는 갈림길이 셀 수도 없이 많으니까. 



니트 : ......? 

어른 : 평행세계 같은 거라고 하면 알려나?



니트 : 뭐야 그게. 3류 판타지 설정따윈 재미없어.



어른 : 굳이 비슷한 개념을 말하자면 그렇다는 거야. 난 진지해.



니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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