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고속도로 | |||||
작성자 | 소위3엘프 | 작성일 | 2010-08-08 20:33 | 조회수 | 22 |
---|---|---|---|---|---|
한 남자가 오픈카로 사막 한복판의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한참 운전을 하던 중 남자는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꽤 오랬동안 달렸는데도 전혀 목적지에 다다르지 않는 것이었다. 남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길 한복판에 차를 세우고 지도를 들여다보았다. 지도는 이 길이 맞다고 말해주고 있었지만, 찝찝한 기분은 여전했다. 다시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는데 무심코 실내 백미러를 보았을 때였다. 약 100M 후방에 오픈카와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운전할 때만 해도 도로는 텅 비어 있었던 터라 남자는 의아해했다. 뒤를 돌아본 남자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도로엔 아무것도 없었다. 너무나 이상해서 다시 백미러를 돌아본 남자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후방에 있던 남자는 75M 가량 가까워져 있었다. 게다가 그 남자는 자신과 똑같은 옷을 입고 있는 게 아닌가. 또다시 차 뒤를 돌아본 남자는 또 아무것도 없는 것을 보고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좀 피곤해서 그런 거라고 자신을 설득하고 눈을 비비며 운전을 하려던 남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백미러를 보았다. 이제 후방의 남자는 50M 가량 가까워져 있었다. 남자는 그 남자가 자신과 상당히 닮은 체형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또다시 뒤를 돌아보았지만 역시 도로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너무나 무서워진 남자는 서둘러 운전대를 잡았다. 그러나 백미러에 시선이 스쳐지나간 순간 후방의 남자가 자동차와 불과 20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남자는 자신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 아니, 또다른 자신인 것만 같았다. 남자는 뒤도 안 돌아보고 악셀을 밟았다. 차가 출발하고 백미러를 주시하던 남자는 후방의 남자가 전속력으로 자신의 차를 달려서 뒤쫓아 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남자는 악셀을 밟으며 속력을 올렸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전속력으로 뒤쫓아 오던 남자도 시야에서 멀어져 갔다. 몇 KM나 달렸을까. 겨우 마음을 진정시키고 차를 세운 남자는 부들부들 떨면서 천천히 시선을 백미러로 옮겼다. 그리고 그는 기절할 뻔했다. 뒷자석에 그 남자가 앉아 있는 게 아닌가. 그 남자의 얼굴이 완전히 자신과 똑같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뒷자석의 남자는 광기어린 미소를 지으며 남자의 목을 졸랐다. 남자는 몸부림치며 그를 때리려 했지만 주먹은 허공을 가를 뿐이었다. 한참동안 보이지 않은 적과 씨름을 하던 그는 목을 조르던 우악스런 손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고 연거푸 기침을 했다. 간신히 숨을 고르던 남자는 백미러를 보았지만 뒷자석과 도로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차에서 내려 멍청한 얼굴로 도로를 둘러보던 남자는 멀리서 차 한대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도움을 청하려 손을 흔들었지만 그 차는 자신을 지나쳐 자기 자동차의 100M 전방에 멈춰 섰다. 그 차가 오픈카라는 걸 깨달았을 때 남자는 그 차의 운전자가 지도를 꺼내 살펴보는 것을 보았다. 지도를 집어넣고 시동을 킨 운전자는 백미러를 보더니 의아한 눈초리로 남자가 있는 방향을 보았다. 남자는 멍하니 그 자동차를 바라볼 뿐이었다. 운전자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릴 때 남자는 그 자동차로 뛰어갔다. 그 운전자가 백미러를 보자 남자는 멈춰섰다. 운전자가 놀란 얼굴로 자신을 돌아보는 것도 왠지 익숙한 장면이었다. 운전자가 눈을 비비며 핸들을 잡을 때 남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자동차로 뛰어갔다. 운전자가 백미러를 봤을 때 남자는 또다시 멈춰섰다. 남자는 이제 운전자가 뒤를 돌아보고 대경실색할 것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운전자가 덜덜 떨면서 다시 운전을 하려 하자 남자는 또다시 그 자동차로 뛰어갔다. 운전자가 백미러를 슬쩍 쳐다보고 뒤를 돌아보자 남자는 다시 멈춰섰다. 남자는 운전자가 자신과 상당히 닮았다는 사실을 알고도 별로 놀라지 않았다. 이제 운전자는 뒤도 안 돌아보고 악셀을 밟았다. 차가 움직이자 남자도 자동차를 전속력으로 추격하기 시작했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