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공중분해」-『10』 | |||||
작성자 | 중위2└Angel♥┐ | 작성일 | 2010-04-30 16:04 | 조회수 | 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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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로 운이 좋지 않다. 그때 살인에 실패할걸 대비해서 어두운 카우보이 모자를 눌러쓴것이 후회가 되었다. 생각을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내가 저지른 행동 하나하나가 추억을 되살리게 만들었다. 그얼굴, 그 목소리, 그 말투까지도 온몸에서 향수를 불어일으켰다. 그때 눈을 가린것이 다행중 다행이었다. 상처투성이의 거지처럼 허름한 옷차림에, 되돌릴 수 없는 성격까지 감추고 싶은 것 투성이었다. 우린 끝나지 않는 두 가지 갈림길로 가버린 견우와 직녀가 음력 7월 7일에 기적처럼 , 짧은 순간만 , 운명이란 벽에 비록 막히긴 했지만, 그리고 짝사랑처럼 나만 보긴 했지만, 그래서 조금 아쉽지만 존재 자체만으로 도 다행이다. 살아있다는 존재만으로도 다행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가 가는 길이 아닌 운명의 벽 너머에 있는 길은 험난하고, 자갈도 많으며, 심지어 찔레덩쿨까지도 곳곳에 피어나 있는 , 개간되었지 않은 황무지 같은 길을 불도저처럼 고집하는 이유가 나로썬 이유가 되지 않았다. 정말로 짧은 순간이었다. 운명이란 벽 앞에 막혀 , 짧은 시선만 건내고는 , 내가 가야만 할 운명의 길로 한발자국씩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빛이라곤 한 줄기도 찾을수 없는 어둡고 적막한 도시속의 새벽에 울려퍼지던 한발의 총소리에 평소대로 다쓰러져가는 허약한 전셋집 지붕 위에서 아침이 밝기를 기다리던 수탉이 예상 밖의 상황에 깜짝 놀라 날지도 못하는 무거운 날개를 푸드덕 거리며 자신에게 가깝게 다가온 살기를 피하려고 안간힘을 쓰며 도망가려고 뒤뚱거리지만 그는 무자비하게 품속에서 단도를 꺼내 살기위해 발악하는 닭에게 반짝이고 날카로운 금속 물질을 던졌다. "꼬끼오" 꼬끼오? 죽어서 외마디 비명을 지르는 건지, 뒷산에 붉은빛 아지랑이가 걸쳐서 그런건지는 확실치 않지만, 죽는 순간에도 끝까지 발악해 , 나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에 닭같은 미물이 끼어들었다는게 , 방해 요소에 상관없이 끼어들었다는게, 내 입장에선 기분나쁜 불쾌감을 일으켰다. 난 뒷산에 걸린 붉은빛 아지랑이를 바라보았다. 곧 시뻘건 해가 뒷산에서 튀어나올게 분명하다. 해가 뒷산을 벗어나는 속도는 예상외로 빨랐다. 새벽녁에 일어나서 아침체조를 하는 미천한 인간들이 있기 때문에 , 빨리 도망가야한다. 만약 사람들 눈에 띄기라도 하면 상황이 귀찮아진다. 난 검은색 망토를 몸에 두르고, 얼굴을 최대한 숨기며 내 차가 있는 방향으로 뛰어갔다. " 도...도..." 소리 ? 어린아이의 소리다. 그러면 나에게 그렇게 위협될게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저 아이를 살려두는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난 망토 안주머니에서 작은 피스톨을 꺼내어 , 뒤도 돌아보지 않고 , 방아쇠를 당겼다. 곧이어 시체 쓰러지는 소리가 났다. " 명중. " 저 아이는 지금 죽어야 할 운명이었다. 운명대로 - 순리대로 - 그리고 난 저 아이를 죽여야 할 운명이었으니까 죄책감따위는 들지 않았다. 난 만화에서의 귀공자처럼 , 차문을 열고, 앞자석 의자에 풀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차 키를 구멍에 넣고, 핸들을 오른쪽으로 확 꺽어서 그 동네를 빠져나갔다. 그 시민은 날 보았을까. 그는 죽는 그 순간에도 내가 누구인지 알긴 알았을까? 누구도 날 알아보지 못한다. 그것이 나의 가장 큰 무기였다. 하지만 난 정확하게 내 머릿속에서, 누굴 죽여야 할지 , 그 사람의 얼굴, 그 사람이 나한테 저지른 짓거리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찾을수 있었다. 지금 나에겐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내 머리는 2번째 타켓을 죽이는 방법만 생각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