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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승무(僧舞) - 조지훈  [비밀글]
작성자 하사5myVP 작성일 2010-04-26 00:41 조회수 81
고전] 

승무(僧舞) - 조지훈 / 낭송 - 유현서.......................... 문인화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아서 서러워라 

빈 대에 황촉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을 넓고 
돌아설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 올린 외씨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내우는 삼경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조지훈은 박목월 박두진과 함께 청록파 시인의 한 사람이다. 조지훈의 승무는 1946년 청록집에 실린 글로 불교의 승무를 가까이서 보고 승무의 동작을 시인의 감각적인 시선으로 처리했다고 보여진다. 승무는 민족의 역사적 삶의 몸짓으로부터 출발해 그 골격이 세워지고 오랜 세월의 형성 과정을 거쳐 조선 말기에 독립적으로 정립된 춤이다.

 

조지훈의 승무는 수미상관首尾雙關 (글의 처음과 마지막에 같은 내용의 구절을 반복해서 배치하는 표현 기법)을 쓰고 있으며, 승무 춤을 추는 여인의 우아한 美를 동작마다 예스러운 아름다움 그려내고 있다. 각 행마다 형용사를 활용한 詩선 처리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승무 춤은 불교에서 보여 주는 춤이라 일반 스님들도 많이 춤는 춤이다.  조지훈의 승무는 3행을 통해 고깔에 감쳐 진 사람이 여인임을 보여주고 있다. 승무 속의 여인은  파르하니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었던 이야기 하고 있지 않다. 단지 그의 번뇌를 지우려는 몸짓(손길과 춤)을 느낌 그대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빈 대에 황촉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 아무도 없는 밤에 홀로 번뇌를 지우려는 여인의 간절한 소망을 볼 수가 있다. 우리 조선 여인들이 장독대에 물을 떠와서 달을 보고 기도를 올리 듯,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7연은 승무 춤을 통해  세사에 번뇌의 극복 방법을 직설적(있는 그대로 표정 형태를 보여 주는 방법)으로 처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 승무-조지훈|작성자 문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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